[KBBY회원소식|신간] 독수리의 오시오 고민 상담소 | 정유리 지음, 최미란 그림 | 도서출판 봄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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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의 오시오 고민 상담소
정유리 지음, 최미란 그림
도서출판 봄볕
아무도 모르는 내 비밀을 어떻게 알았지?
초등학교 운동장에 난데없이 들어선
대머리 독수리의 오시오 고민 상담소!
고민 있는 아이들은 얼른 와 봐.
독수리가 한 방에 고민을 해결해 줄 거야!
출판사 서평
고민 많은 아이들의 상담소
새 학년이 되어 새로운 반의 아이들과 친해지는 법은 매번 겪어도 늘 어려운 일이다. 처음부터 친구를 척척 잘 사귀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세대가 바뀌고 또 바뀌어도 만고 진리에 가까운, 아이들의 최대 고민은 친구 관계일 것이다. 요즘은 학교마다 위클래스 상담 선생님이 따로 있다.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상담 선생님을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마음 편히 위클래스 상담을 받으러 가기가 쉽지 않다. 자칫 문제아로 낙인찍힐 수도 있으니까 마음이 힘들어도 참는 아이들이 많다. 아이들은 누구에게 마음 편히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을까? 친구처럼 편한 상담 선생님은 없을까? 작가 정유리는 이러한 아이들의 마음을 담아 동화 《독수리의 오시오 고민 상담소》를 썼다. 구름이가 있는 학교에 친구처럼 반말 해도 되는 독수리가 상담 선생님으로 부임했다.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엮은 이상한 상담소에서 상담을 해 주는, 대머리에 깃털이 딱 하나 돋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독수리가 내 고민을 들어 준다고 한다. 얼른 가보고 싶지 않을까?
학교 운동장에 독수리의 오시오 고민 상담소 출현
새 학년 새 학기가 되고 시간이 좀 지났지만 구름이는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기 싫고 학교 가기도 싫다. 아이들끼리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데 잘 끼지 못한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 운동장에 들어서다 뭘 보고 깜짝 놀란다. 운동장에 처음 보는 이상한 건물이 들어서 있었던 것이다. 나무를 얼기설기 쌓아서 만든 커다란 새 둥지 같이 생긴 건물이었다. 곧이어 독수리 한 마리가 가방을 들고 운동장으로 걸어 들어왔다. 담임 선생님 말씀으로는 교장 선생님이 상담 선생님 요청 이메일을 잘못 보내는 바람에 사바나에서 사는 대머리 독수리가 상담 선생님으로 부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류가 생겼으니 돌아가 달라고 했지만 독수리는 그럴 수 없다고 했단다. 구름이는 독수리에게 관심을 가질 새가 없었다. 짝꿍 다솜이가 자기를 왜 싫어하는지 그게 제일 궁금했기 때문이다.
수업이 끝나고 구름이가 교실을 나와 운동장을 터덜터덜 걸어갈 때였다. 뒤에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어이! 멋진 친구!” 하고 누가 불렀다. 구름이가 돌아보니 대머리 독수리가 있었다. 얼결에 상담소에 들어간 구름이는 자기도 모르게 친구를 못 사귀고 있는 자신의 문제를 독수리에게 털어놓았다. 독수리는 어른들처럼 뻔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유도 없이 너를 싫어하는 애들 마음을 굳이 얻으려고 애쓸 필요가 있어? 물론 너를 괴롭히면 당당하게 이야기를 해야지. 그건 잘못된 행동이니까 하지 말라고!”
독수리는 사이다 발언을 툭툭 뱉어냈다. “세상은 넓고 친구는 많다. 있는 그대로의 너를 좋아해 줄 친구들을 만나”라는 조언도 빠뜨리지 않는다. 구름이는 자기가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상담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친구 하자는 독수리가 너무 고마웠다. 구름이는 다음 날 용기 있게 다솜이에게 말을 걸었고 사소한 오해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독수리가 아니었다면 구름이는 혼자 고민하며 끙끙 앓기만 했을 것이다. 다솜이와 친해진 것도 모두 독수리 덕분이다.
독수리 구출 대작전
날이 지날수록 오시오 고민 상담소를 찾는 아이들이 점점 많아졌다. 아이들은 독수리의 시원시원한 상담을 좋아했다. 독수리에게 선물을 주는 아이들도 많았고 독수리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아이들까지 생겨났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독수리가 사라졌다. 구름이는 교장 선생님을 찾아가 물었지만 뾰족한 답을 듣지 못했다. 독수리는 동물이니까 동물이 있어야 할 곳에 갔을 거라는 답만 들었다.
구름이는 오시오 고민 상담소가 곧 사라질 예정이라는 팻말을 보고 너무 속상했다. 독수리를 찾기 위해 인터넷으로 온갖 것을 다 검색해 봤다. 그러다가 다솜이와 함께 단서를 찾아 한마음 야생 동물 구조 센터로 독수리를 구출하러 갔다. 구름이는 완벽하게 독수리 구출 작전을 짰고 마침내 독수리를 탈출시키는 데 성공한다.
독수리를 데리고 학교로 돌아온 구름이는 친구들과 함께 교장 선생님을 찾아간다. 독수리를 보고 당황한 교장 선생님에게 구름이는 당당하게 독수리가 자기들 이야기를 잘 들어 주고, 독수리가 있다 해도 학업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구름이는 숫기 없는 자신을 이렇게 말 잘하는 친구로 만들어 준 것 역시 독수리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마침내 구름이와 친구들은 교장 선생님을 설득하여 독수리와 함께 지내는 것을 허락받는다.
진심으로 들어 주고 따뜻한 말 건네기
상담자가 내담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고, 내담자가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을 슬쩍 건드려 주는 것으로 큰 힘이 될 때가 있다. 부모는 자기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어렵고 부모의 욕망을 아이에게 투영하고 싶어 하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는 부모 외의 다른 이에게 더 쉽게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다. 독수리의 해결책은 하늘 아래 새로운 답이 아니다. 아이들도 아마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잘 들어 주고 답도 명쾌하게 주기 때문에 아이들은 독수리를 좋아한다. 개성 강하고 유머 있는 독수리 덕분에 오봉초등학교 아이들은 신나게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독수리를 진심으로 반겼고 함께 놀았다. 학교, 집, 학원만 오가야 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독수리는 속을 뻥 뚫어 주는 특별한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구름이의 변화도 눈에 띈다. 친구에게 자기 속내를 말하는 것도 잘 못하고, 숫기 없고 소극적이었던 구름이는 독수리 덕분에 교장 선생님에게까지 자기 의사를 분명히 말하는 아이가 되었다. 그리고 친구 독수리를 구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궁리하고 실천하는 적극적인 아이가 되었다. 독수리는 구름이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응원과 환기가 되는 몇 마디만 해 주었을 뿐이다. 한 아이가 작은 용기를 낼 수 있는 데는 대단한 자극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독수리처럼 애정을 가진 이의 따뜻한 몇 마디가 큰 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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