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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BY회원소식|신간] 살아남는다는 것! | 구드룬 파우제방 지음 | 박종대 옮김 | 봄볕청소년

작성자 KBBY사무국
작성일 2022-03-14 10:37 | 조회 2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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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다는 것!

구드룬 파우제방 지음, 박종대 옮김
봄볕청소년

모든 전쟁은 범죄야.

그 일을 겪은 뒤로 나는 전쟁이 다시는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빌고 또 빌어.

우리는 살아남았어. 중요한 건 오직 그거야.”

 

출판사 서평

 

죽음과 같은 상황에서도 삶은 이어진다!

살아남는다는 것!(Überleben!)은 평화와 인권을 사랑한 작가 구드룬 파우제방(1928~2020)의 청소년소설이다. 2005년 일흔여섯 살에 발표한 이 소설에서 파우제방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생명의 존귀함과 살아남기 위한 용기와 의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나치 독일이 패망하기 석 달 전인 19452, 연합군의 공중 폭격으로 지하 방공호 화장실에 매몰된 다섯 아이들이 어둠과 배고픔, 공포와 고립감과 싸우며 끝내 살아남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열여섯 번째 생일을 며칠 앞둔 여자아이 기젤은 고향 니더슐레지엔에 소개 명령이 떨어지자 할머니와 만삭의 엄마와 세 남동생과 함께 피난 기차에 오른다. 할아버지는 전쟁 중에 죽었고, 아빠는 전쟁에 나간 뒤 생사를 모른다. 엄마는 기차에 오르고 얼마 뒤 갑작스러운 진통으로 들것에 실려 가고, 할머니는 대피 사이렌이 울리는 북새통 속에 손주들과 엇갈린다. 어른들과 떨어진 기젤은 동생들은 물론 일곱 살 고아 소녀 로테까지 데리고 방공호로 대피한다.

대피령이 해제된 뒤 기젤과 네 아이는 볼일을 보려고 화장실을 찾는다. 그 순간, 거대한 굉음과 함께 건물이 요동치고 전기가 나간다. 아이들은 벽 너머 남자 화장실에 부상을 입고 홀로 갇힌 군인 로켈과 파이프를 통해 소통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한다. 부족한 음식을 합리적으로 나누어 먹고, 지상으로 구조 신호를 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소설의 맨 앞과 뒤에는, 60년 후 일흔여섯 살이 된 기젤이 손녀딸에게 보내는 편지가 실려 있다. 기젤이 당시 자신처럼 열여섯 살이 된 손녀에게 이렇게 당부하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모든 전쟁은 범죄야. 그 일을 겪은 뒤로 나는 전쟁이 다시는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빌고 또 빌어. 우리는 살아남았어. 중요한 건 오직 그거야.”

 

전쟁의 잔혹함에 관한 소설

독일의 작가이자 언론인 쿠르트 투홀스키는 모든 전쟁은 패배다. 생명을 파괴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평생 반전·반핵 메시지를 작품 속에 담아 온 파우제방은 살아남는다는 것!에서, 승자가 존재할 수 없고 오로지 파괴만이 존재하는 전쟁의 잔혹함을 어린 주인공들을 통해 보여 준다. 전쟁사에서 민간인 사상자를 가장 많이 낸 비극적인 사건들 중 하나로 기록된 드레스덴 폭격이 이 소설의 배경이다.

열여섯 살 생일을 며칠 앞둔 기젤은 어느 날 주민 소개 명령이 떨어지자 고향 니더슐레지엔을 떠나 외조부모가 사는 드레스덴으로 가족과 함께 피난을 떠난다. 2월 한겨울에 늙은 할머니와 만삭인 엄마와 열다섯 살부터 한 살 반까지 네 아이가 짐을 이고 지고 나선 피난길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엄마는 피난 기차에 오른 뒤 갑작스러운 산통으로 들것에 실려 가고, 할머니마저 아수라장 속에서 어디론가 사라진다. 공습경보가 떨어지고, 기젤과 동생들은 지하 방공호로 대피한다. 그리고 매몰된다.

아이들이 무너진 방공호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은 처절하고 눈물겹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구조된 아이들 앞에 펼쳐진 세상은 처절하다는 말조차 무색하게 만든다. 모든 것이 폐허가 된, 죽음만이 가득한 세상. 목적지였던 아름다운 도시 드레스덴은 초토화되었고, 외조부모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청소년들에게 전쟁은 게임이나 뉴스에 나오는 남의 이야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는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과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 게다가 한국 전쟁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 불안하게 멈춰 서 있을 뿐이다. 이 책은 끝나지 않은 전쟁의 영향력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현실을 체감하지 못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전쟁의 잔혹함과 평화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삶의 소중함과 용기를 일깨우는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우제방이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삶의 소중함용기. 주인과 기젤과 똑같이 1945년 당시에 열다섯 살이었고 어느덧 일흔여섯 살이 된 노작가는 최악의 상황에도 목숨을 포기하지 말라고, 끝까지 살아남아서 삶의 기쁨을 누리라고 말한다.

전기도 수도도 모두 고장 나고, 먹고 마실 것이라고는 샌드위치 몇 조각과 과자 몇 개와 변기 물통 속의 물뿐인 상황 속에서도, 기젤은 포기하지 않는다. 세 살 아래 동생 에르빈과 교대로 쪽잠을 자면서 구조대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한정된 음식을 치밀하게 계산해서 동생들과 나누고, 지상으로 끊임없이 구조 신호를 보낸다. 기젤과 동생들은 빛 한 줄기 들지 않는 어둠 속에서 옛이야기를 서로 들려주고, 노래하고 춤추고, 술래잡기를 하면서 희망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마침내, 손도끼의 주인공 브라이언이 홀로 조난당한 깊은 삼림 지대에서 기어코 살아 돌아오듯이 환한 햇빛 속으로 올라온다.

훗날 기젤은 구조 순간을 회고하며 이렇게 증언한다. “용감하다고? 나는 그 말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린 그저 살아남고 싶었을 뿐이다.”(268)

 

나보다 약한 이를 돌볼 의무

이 책은 나 자신을 지키는 데에서 한 걸음 나아가, 나보다 약한 존재를 보살피고 지킬 의무에 대해 말한다. 피난길에 오르면서 엄마와 할머니는 기젤에게 동생들을 잘 돌보라고 당부하며 이렇게 덧붙인다. “널 믿어.”

아이들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채 파이프를 통해 대화하는 군인 로켈도 기젤에게 말한다. “너희 중에서 가장 어른은 너야. 혹시 내가 잘못되면네가 이 방공호에서 가장 어른이 될 수도 있어. 그 책임을 분명히 알아야 해.”(184) “아이들을 자주 웃게 해 줘, 알았니?”(190)

기젤은 내게는 의무뿐이다. 빌어먹을 의무! 나는 의무라는 말이 너무 싫다.”(202)라고 하소연하면서도, 동생들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끝내 약속을 지킨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어른들 역시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양보하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기젤의 할머니와 엄마와 로켈 아저씨는 물론이거니와, 피난길에 우연히 마주친 기젤에게 서슴없이 과자 한 움큼을 건네는 노부인 등의 여러 인물들은 약한 존재 앞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선한 마음과 연민을 감동적으로 보여 준다.

 

전쟁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평화의 메시지

파우제방이 이 책에서 말하는 의무는, 나치가 독일 국민에게 강요한 의무와 확연히 대비된다. 인간으로서, 그리고 어른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하는 이 의무는 파우제방이 노년에 이르러 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할머니가 된 기젤이 열여섯 살 생일을 앞둔 손녀 슈테파니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띠고 있다. 이야기의 맨 앞과 끝을 할머니 기젤의 편지가 감싸고 있고, 2차 대전 당시의 이야기는 소녀 기젤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맨 앞의 편지에서 저자의 분신이라고 해도 좋을 할머니 기젤은 손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런 말을 하면 어떨까 싶지만, 너는 할미보다 운이 좋아. 평화로운 세상에 살고 있으니까. 나는 전쟁이 어떤 건지 알아. 신문이나 TV 뉴스를 보고 아는 게 아니라 그 폭력성을 직접 몸으로 겪었거든.

너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이 할미는 정말이지 온 마음으로 소망한다. 당연히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겠지. 어쨌든 이 이야기로 할미와 네가 조금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구나. 진심으로 생일 축하한다!”(6)

이처럼 이 책에는, 유년기에 전쟁을 겪은 세대가 다음 세대만큼은 똑같은 비극을 겪지 않도록 비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풍부한 토론거리를 갖춘 책

파우제방은 이야기 전반에 걸쳐서 독일 국민들이 나치에 열광하는 모습과 그로 인해 전쟁 속으로 거침없이 휘말려 드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총통과 조국에 대한 충성을 버리지 못한 채 피폐한 삶을 살다가 세상을 떠나는 기젤의 아빠는 독일 국민들이 무엇을 오판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보여 준다. 독일인들의 맹목적인 믿음으로 인해 유대인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독일인 자신들도 엄청난 고난을 겪었다. 이 책은 가해국 국민인 독일인들의 시점으로 펼쳐지지만, 전쟁의 근본적인 속성과 2차 대전의 핵심을 한 치도 놓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더욱 풍부한 토론거리를 갖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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