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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종 작가와 함께 한 '그림책 읽는 아이' 후기

작성자 KBBY사무국장
작성일 2017-07-03 10:59 | 조회 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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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5회 작가와 함께 그림책 읽는 아이 행사 후기
작성자_김봉수 작가


푸르메 넥슨 어린이 재활병원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한 45회 그림책 읽는 아이. 병원 1층 열린 예술 치료실은 행사 시작 전부터 손님으로 가득 차있었다. 무대 앞에는 영유아와 보호자들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게끔 매트가 깔려있었다. 그 뒤로 간이 의자들이 빼곡했는데 관객이 생각보다 많아 간이의자를 급히 더 투입했다. 아름다운 사회자 선생님의 인사말과 함께 행사가 시작되었고, 지난 행사들을 녹화해놓은 영상이 흘러나왔다. 가끔씩 구경꾼으로 참여했던 행사였기에 많은 이들의 노고가 녹아있는 영상을 보며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영상이 끝나자 인천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의 비올라 연주와 중창이 이어졌다. 비올라와 소녀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노랫말처럼 모두를 하나로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목소리도 예쁘고 마음도 예쁜 소녀들, 과외와 레슨 때문에 주말이 더 바쁘고, 이런 저런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을 텐데 시간 내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
다음은 네팔에서 온 람바부수베디 작가님과 문영숙 작가님의 ‘용감한 애벌레’ 낭독시간이었다. 람바부수베디 작가님이 먼저 네팔어로 읽고 나면 문영숙 작가님이 한글로 읽어주셨는데 어린이들이 눈빛을 빛내며 듣고 있었다. 처음 보는 네팔 글과 처음 듣는 네팔어가 신기한 모양이었다. 모험심 강한 용감한 애벌레의 이야기는 내 첫 더미북과 설정이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의 생각은 비슷한 모양이라는 결론을 내려버렸다. 박수를 받으며 람바부수베디 작가님과 문영숙 작가님이 퇴장하고 인자하게 생기신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임윤명원장님께서 행사 축하인사를 하여 주셨다. 앞으로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알리는 좋은 행사로 함께 오래오래 하였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여 주셨다.

다음으로 국제스토리텔러 알리시아 방동주 선생님의 영어 스토리텔링 시간이 돌아왔다. 소가 된 게으름뱅이를 들려주기 위해 깨알 소품을 준비해 오신 방동주 선생님, 나날이 늘어가는 연기력과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으로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공연을 본 어린이들은 아메리칸 카우와 코리안 카우의 울음소리를 평생 기억할 것 같다. 나는 기록하는 것도, 사진 찍는 것도 잊고 관객이 되어 까르르 웃으며 무~와 음메~를 외쳐댔다. 걱정도 두려움도 없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시간이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오늘의 주인공 김성종 작가님이 무대에 올랐다. ‘감자에 싹이 나서’를 읽어주신 다음, 그림책의 설계도와 같은 더미북을 보여주며 그림책의 제작과정을 설명했는데 어린이들이 지루해할까 봐 설명하는 시간을 줄이셨다. 집중력이 약할 수밖에 없는 어린이들을 위한 배려로 보였다. 처음 이 그림책을 기획했을 때부터 출판이 되어 나오기까지 십년이 걸렸다는 말을 들으며 괜히 코끝이 찡했다. 조금 느리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내 방식으로 세상에 내어놓는것, 작가들이 가져야 할 고집스런 장인정신이 아닐까 싶었다. 그림책과 더미북을 무대 아래로 내려놓고 이번에는 판소리를 들려주신단다. 페이스북에서 김성종 작가님을 몇 번 뵈었고, 그림책 읽는 아이 행사 후기에서 봐서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여러 방면으로 이렇게 다재다능할 수가…… 한 가지 일도 제대로 못 해서 쩔쩔 매는 나는 “음메, 기죽어!”를 외치며 사진을 찍어댔다. 훤칠한 키의 박성환 고수님이 등장하고, 어린이들은 동그란 북에 시선집중. 김성종 작가님이 단가와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부르겠다며 단가에 대한 짧은 설명을 곁들였다. 단가란 말 그대로 짧은 노래를 뜻하는데 ‘소리꾼은 목을 풀고, 고수는 손을 풀고, 관객은 마음의 빗장을 푸는 것’이란다. 설명이 끝나고 벗님가가 시작되자 난생처음 들어본 라이브 판소리에 그만 마음의 빗장이 홀라당 풀리고 말았다. 사람의 목에서, 아니 사람의 몸에서 이런 소리가 나오는구나! 소화제 먹고, 사이다 마시고, 탄산수를 들이부어도 답답하던 가슴이 냉수 한 모금
마시고 뻥 뚫린 기분이랄까. 이어지는 심청가를 듣다가는 눈 비비는 척 하며 눈물을 훔쳐냈다. 마이크 없이도 뻥 뚫린 공간을 가득 메우는 힘 있는 목소리 때문인지, 심청에 빙의되었다가 심봉사에 빙의되어 온몸으로 노래하는 작가님의 영혼이 관객들을 홀리고 울림을 주었기 때문인지 분간할 수 없었지만 그저 눈물이 흘렀다. 어렸을 때부터 심청전을 알았고, TV나 유튜브로 봐서 안다고 생각했던 심청가는 진짜 아는 것이 아니었나 보았다. 심청가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데 심봉사가 눈을 번쩍! 뜨는 대목에서 판소리가 끝나버렸다. 여운을 느낄 새도 없이 작가님이 수줍은 모습으로 퇴장하신다. 언제 뵀다고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독후활동 시간이 되었다. 감자를 잘라 조각하고 스탬프처럼 찍은 다음 색연필과 크레파스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시간. 감자는 작가님께서 직접 만들어 오셨다. 예쁜 봉사자 언니들과 함께 아이들이 신나게 그림을 그리고 놀았다. 슬며시 다가가서 아이들이 그려놓은 그림들을 카메라로 훔쳤다. 놀이본능에 충실한 그림들은 내가 책상머리에서 억지로 wnl어짠 그림보다 천 배, 만 배 자유롭고 편안했다. 도장으로 만들어 온 감자를 먹는 것인줄 알고 입으로 가져가는 아이들이 있어 급하게 사회자 선생님께서 이것은 잉크가 묻어있어 먹으면 안된다는 안내 방송을 하여 주셨다.

마지막으로 작가님 사인회와 즉석사진 촬영시간. 사실 사인회는 행사 시작 전에도 있었다. 행사 끝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는 독자들을 위해 작가님은 일일이 사인을 해주셨다. 나도 냉큼 책을 내밀어 사인을 받고 싶었지만 노란 앞치마가 주는 상징성 때문에 차마 그러지 못 하고 기다렸다가 사인회가 시작되자마자 책을 내밀었다. 이럴 때 어린 친구들은 ‘일빠!’라고 한다지. 나 오늘 일빠로 사인 받았다, 후후훗! 작가님의 사인을 받고, 즉석사진을 찍은 어린이들이 하나둘씩 행사장을 떠났다. 관객으로서의 시간은 끝이 났고 봉사자의 시간이 남았다. 단체사진을 찍은 후 가져온 인쇄물과 책을 정리하고 의자를 한쪽으로 모았다. 김밥(인천예고 학생들을 인솔해온 김명순선생님께서 사주신)을 맛있게 먹
고 서로에게 덕담을 나누고 다음 달 셋째 토요일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머리가 나빠서 성함을 기억하지 못 하는 KBBY 선생님들, 쑥스러워서 인사드리지 못했던 선생님들, 자리를 빛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미래의 주인공들인 어린이 여러분, 재미있는 시간 함께 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야 할 여러분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 어른들이 더 많이 노력할게요. 약속~!!!
후기를 마무리하려는데 갑자기 한 가지 불만이 생겼다. 이렇게 알차고 멋진 행사에 고작 이 정도의 후기라니. 신문사랑 방송국 기자들, 다 뭐하는 겁니까. 그림책 읽는 아이 소식이 매월 셋째 토요일 저녁에 문화계 톱뉴스로 떠야 되는 거 아닌가요? 이보다 더 아름답고, 더 행복을 주는 행사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음… 아무도 안 나오는 걸로 보아 이 행사가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게 틀림없는 것 같네요. 아홉시 뉴스에 떡하니 나오는 그날까지, ‘책 읽는 어린이’는 계속 되어야 한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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